#34. 비와 홍수, 그리고 트라우마

나에게 ‘비’ 특히 ‘장맛비’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2개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청소년기인 70년대 초반의 음악 다방이다. 그 시절 나는 비 오는 날이면 음악 다방에 눌러앉아 시간을 보내곤 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창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스스로의 모습은 당시 젊음의 낭만이었고 멋이었다.그 중에서도 팝송 ‘Who’ll stop the rain’ (누가 비를 멈출게 할 것인가)은 당시 즐겨 듣던 곡 중 하나이다.
두 번째 장면은 초등학교 시절 겪은 가슴 아픈 사건이다.
#33. 첫 시집 초고가 나오다.

딸애 집을 다녀온 아내가 두툼한 원고지 한 묶음을 내게 건내 준다. 리아북스 발행인인 사위가 시집 퇴고를 위해 출력한 원고를 보낸 것이다. 하얀 A4 원고 뭉치가 책의 모양을 갖추어 손에 두툼하게 잡힌다. 드디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나의 창작물이 나올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